하룻밤만의 자유
🔖 “저는 진짜 이야기가 좋아요.”
“왜요?”
“예상 밖의 전개가 없거든요.”
“예상 밖의 전개가 싫으세요?”
“다섯 살 생일날 폭탄 케이크를 받았거든요.”
“먹을 수 있었어요?”
“촛불은 작은 다이너마이트였고, 그놈들이 터지면서 방 안을 온통 케이크 천지로 만들어버렸죠.”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벽에 붙은 케이크 조각을 떼어 냈죠.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보이느라고요.”
“어려운 얘기네요.....”
“아, 그렇죠.”
(그리고 그녀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이렇게 말했다.)
“내게는 그게 바로 인생이에요. 위에 다이너마이트 막대기를 꽂은 케이크 같죠.”
“그건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절대 일어나지 않는 인생처럼 들리진 않는데요.”
“아, 하지만 사실이 그래요. 정말 그렇죠. 그 다이너마이트는 내 앞에서 터져 버리려 해요.”
🔖 “삶이 직선적인 것일까요?”
“직설적인 해답이 있지 않아요?”
“나의 세계에서는 안 그렇죠.”
“어떤데요?”
“당신의 세계에 의해 구부러져 있는 세계죠.”
“당신이 잘 때 등의 곡선이 아름답긴 해요.”
🔖 힘이 포함되지 않은 아름다움이란 없다. 당신은 그걸 알아야 했다.
아름답지 않은 힘은 없다. 큰 바위를 들어올리는 것이나, 당신을 사랑하는 것이나.
당신을 사랑한다는 건 큰 바위를 들어올리는 것과 같다.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편이 더 쉬울 것이고, 난 내가 왜 당신을 사랑하는지 이유를 잘 모른다. 당신을 사랑하는 일은 내 모든 힘을 쏟아야 하고, 모든 집중력을 동원해야 하는 일이다. 나는 누군가를 이렇게 사랑해 본 적이 없었다. 당신이 하룻밤 자고 떠날 사람이 당신을 이렇게 사랑한다는 게 말이 되는 걸까?
🔖 그러므로 당신이 내게 왜 좀 더 조용히 사랑해 주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조용한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말해 주겠다.
🔖 “너 뭐하는 짓이니?”
“광야에 가려고 했어요.”
“거긴 아무것도 없어. 알잖아.”
“아무것도 없다면, 아무 해도 없을 거 아녜요.”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 더 위험한 게 있는 줄 아니.”
“왜요?”
“거기 아무것도 없다면, 넌 뭔가를 만들어 내야 해. 공허함을 참을 수는 없을 테니까. 하지만 여전히 아무것도 없을 거야. 너는 그렇지 않다고 스스로를 속일 거고.”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은 참말이에요.”
“너 자신에게 하는 말은 이야기일 뿐이다.”
“이것도 다 이야기일 뿐이에요. 어머니, 나, 먹 미든, 보물.”
“아니, 실제의 삶이다.”
“어떻게 알아요?”
“아무도 그걸 보려고 돈을 내지 않으니까.”
어머니는 몸을 돌려 쓰러져 가는 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다시 나타났다.
“그리고, 이렇게 살지 않을 수만 있다면 난 뭐든지 내겠다.”
“이렇게 살지 말아요. 바꿔 봐요.”
“이해를 못하는구나, 도대체.”
“뭘 이해 못한다는 거예요?”
“이건 실제의 삶이란 말이다.”